<상복 한 가닥>
황망히 빌려 입은
검은 상복
오른 가슴께
한 터럭 흰 실 눈에 밟힌다.
먼지인가 털어도 떨어지지 않아
손 끝으로 짚어 당겨내니
흰 머리칼 한 올 나왔다.
지키는 자리 몸 상할라
자식 몸 데워주는 터럭인가
실없는 농담을 밀어내니
어매 보고싶다 가족의 가슴께
흰 머리 부비던
한 자녀의 늙고 어린 울음소리 들려와
잡은 손 내 앉은 자리 옆에 두고
두 사람 떠나보냄을 함께 생각했다.
26년 8월 지음.
빌려입은 장례식장 양복 가슴께에 흰 머리카락이 꽃혀있었습니다. 어쩌다 이런 자리에 머리카락이 꽃혔을까 생각하며, 조의금 봉투 뒤에 적은 글을 정리했습니다.